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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꼭 봐야 할 한국 누아르 영화 10 본문
영화 <신세계>로 한국 극장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오랜만의 ‘정통 한국식 누아르’를 표방한 작품의 등장에 개봉 전부터 많은 영화 팬들은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고, 공개 직후부터 많은 관람평이 이어지고 있다.
<낙원의 밤>이 이토록 주목을 끌 수 있는 이유는 앞서 명작의 반열에 오른 한국 누아르 영화들이 세운 업적 때문일 터. <낙원의 밤>을 인상깊게 감상했다면 뒤이어 감상하기 좋을 한국 누아르 영화 명작 10 편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 누아르 영화 명작 10 편
● <초록물고기>, 1997
‘한국 영화계를 뒤흔든 충격의 느와르!’. 1997년 영화 <초록물고기> 개봉 당시 극장가에 걸렸던 포스터에 적힌 문구다.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수식어로도 잘 알려진 <초록물고기>는 군대를 전역한 주인공 막동(한석규)이 우연히 나이트클럽에서 조직폭력배 보스 배태곤(문성근)에 눈에 들고 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마지막 등장하는 한석규의 공중전화 신은 지금까지도 유튜브에 ‘초록물고기’를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뜨는 극중 최고 명장면.
참고로 이 작품에는 당시 무명 연극배우였던 송강호가 배태곤의 깡패 부하 역으로 출연하는데 당시 “진짜 어디서 깡패를 섭외했냐?”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그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 <친구>, 2001
유독 한국 누아르 영화에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시초가 된 작품이 <친구>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그 유명한 ‘니가 가라, 하와이”,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마이 무따 아이가” 등의 대사가 모두 <친구>에서 탄생했다.
해당 작품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은 제작 당시 지나치게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한 것에 대해 관객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하는데, 그의 염려는 다행히 보기 좋게 빗나갔다.
참고로 국내 누적관객수 8백만 명 이상을 기록한 <친구>는 이번 기사에 등장하는 모든 영화를 통틀어 최고 흥행작이다.
● <달콤한 인생>, 2005
한국을 대표하는 누아르 영화를 선정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김지운 감독의 대표작.
국적을 불문하고 명작으로 손꼽히는 누아르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달콤한 인생>에도 길이 남을 명대사들이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주인공인 조직폭력배 김선우(이병헌)가 보스 강 사장(김영철)을 만나 툭하고 던지는 “말해봐요. 저한테 왜 그랬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답변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다.
이 작품 덕분에 배우 김영철은 해당 대사를 패러디한 광고에 다수 출연하기도 했다. 이병헌이 해외의 많은 영화인들에게 주목받으면서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 <비열한 거리>, 2006
폭력 조직에 몸담은 남자의 흥망성쇠를 그린, 그야말로 전형적인 누아르 장르의 작품.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1973년작과 제목이 같다.
시인이자 영화 감독인 유하의 네 번째 작품으로 조직폭력배 생활의 현실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여담이지만 극중 주인공 조인성이 불렀던 ‘땡벌’은 영화 개봉 이후 엄청난 히트를 쳤는데, 영화 속의 리메이크 버전을 부른 가수 강진이 추후 조인성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사용돼 주목을 모은 ‘반달’이라는 표현은 <비열한 거리> 속 황 회장(천호진)이 먼저 사용했다.
● <해바라기>, 2006
영화 <해바라기>는 15세 이상 관람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객수는 약 1백54만 명에 그쳤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지금까지 천만 영화 못지않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명대사들 덕분이다.
줄거리는 어린 시절 갑작스레 붙은 싸움 끝에 다른 조폭을 죽인 오태식이 교도소에서 개과천선한 후, 자신이 죽인 남자의 어머니(김해숙) 집에 들어가 새로운 삶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며 전개된다.
하지만 누아르 영화가 대개 그렇듯 그의 노력은 결국 물거품으로 끝나고 만다.
결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영화 후반부 “어떤 새끼가 울고 지랄이야?”로 시작해 “병진이 형은 나가. 나가 뒈지기 싫으면.”으로 절정으로 치닫는 격투신은 개봉한 지 1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꼽힌다.
● <우아한 세계>, 2007
<초록물고기>에서 깡패 부하로 출연했던 송강호가 조직 내 ‘중간 보스’ 급이 되어 주연을 맡은 작품.
물론 두 이야기는 완전히 별개다. ‘조직에 몸담은 가장의 꿈’이라는 포스터 문구가 설명하듯 가장과 조직폭력배 두 개의 자아를 지켜가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강인구(송강호)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지만 영화가 캐릭터를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선은 관객들의 가슴을 쿡쿡 쑤신다.
이러한 의도가 통한 것일까. 지금도 네이버 네티즌 후기 창에 가보면 대한민국의 수많은 가장들에게 쏟아지는 미안함과 감사의 말들이 줄을 이루고 있다. 현실적인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엔딩 신은 일품.
● <똥파리>, 2009
짜디짠 별점으로 소문난 박평식 평론가가 7점 이상을 준 작품은 이번 리스트에서 <달콤한 인생>을 제외하면 <똥파리>가 유일하다.
그는 <똥파리>에 대해 ‘지켜보겠다! 양익준, 김꽃비, 정만식, 이환’이라는 평을 남겼다.
당시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양익준이 직접 연출하고 연기까지 맡은 독립영화 <똥파리>는 특유의 거친 촬영 기법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참고로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 시상식 중 하나인 ‘청룡영화상’에서 독립영화가 남우·여우 신인상을 모두 수상한 것은 <똥파리>가 최초다.
● <부당거래>, 2010
류승완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영화 <부당거래>는 한국 사회에 뿌리깊게 퍼진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개봉 당시 큰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인 서울중앙지검 검사 주양은 감독의 동생 류승범이 연기했는데, 영화 최고의 명대사로 손꼽히는 그의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는 류승완 감독이 직접 쓴 것이라고. 10년이 지난 지금 봐도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 편집 무엇 하나 여전히 어색하거나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나리오는 박훈정 감독이 썼으며, 이 영화가 개봉하고 3년 뒤 그는 <신세계>를 통해 감독으로서도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 <황해>, 2010
<추격자>에 이은 나홍진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주인공 김구남(하정우)은 연변의 조직폭력배 면정학(김윤석)으로부터 전직 유도 선수이자 조폭 두목 김승현(곽도원)을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고 황해를 건너 한국으로 향한다.
<황해>는 조선족 청부살인이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소재를 선택했는데, 제작사에 따르면 작품 시나리오는 중국 연변에 사는 40대 중반의 조선족 여성 리순복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참고로 <황해>는 20세기 폭스 직접투자를 받은 최초의 한국 영화이기도 하다.
● <범죄와의 전쟁>, 2012
1980년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주도하에 대대적으로 펼쳐진 ‘범죄와의 전쟁’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다.
가히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살아 있네” 장면부터 영화 마지막 “대부님”이라는 강렬한 외마디로 끝나는 엔딩 신까지, 133분의 러닝 타임을 빼곡하게 채운 명장면들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최고의 누아르 영화 중 하나다.
여기서 “살아 있네”는 작품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학창 시절 친구들과 실제로 자주 사용하던 말이라고. <친구> 이후 부산 조직폭력배를 다룬 영화 중 최고 흥행작으로, 이 작품 덕분에 조진웅, 김성균 두 배우는 국내 관객들에게 확실한 얼굴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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