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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받지 않고 나이 드는 비결 본문
최근 온라인상에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년의 자세’라는 글이 화제다. 늙어가면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정리해놓은 글이다.
글의 시작은 "노년이 어떤 나이냐"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답은 “미움 받을 나이”라는 것이다. 노년이란 “배우자, 자식, 이웃 친구에게 미움 받지 않고 살려고 애써야 하는 나이"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미움 받지 않으려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온라인에 출처 없이 떠도는 글에서 몇 가지를 뽑아 생각을 덧붙여 정리했다.
첫째, 노년은 그동안 모은 돈을 쓰는 시기다. 노년은 돈을 축적하거나 새로 투자하는 시기가 아니다. 자식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평화롭고 조용한 삶을 찾아라.
80대 후반의 나이에 서울 아파트 3채를 가지고 세금을 내느라 전전긍긍하신 분이 있다. 한 아파트엔 자신이 살고 나머지 2채는 월세를 주고 있다. 그 분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가 올랐는데 임대차법 때문에 월세도 못 올리고 돈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한다.
아파트 2채를 팔고 사는 집을 주택연금으로 돌리면 죽을 때까지 풍족하게 살고도 남을 텐데 그걸 못한다. 평생 아끼고 모으며 살아 왔기 때문에 돈 쓰는 것을 못한다. 자산이 줄어드는 것이 불안해서 못한다. 그러면서 자식에겐 늘 돈이 없다고, 힘들다고, 못 살겠다고 한다.
노년은 모든 것이 축소되며 내려가는 시기다. 체력이 축소되고 활동 반경이 축소되고 자연히 자산도 축소된다. 나이 들어 쓰는 것을 두려워하면 본인도 힘들지만 보고 있는 자식들도 힘들다. 쓸 것을 쓰고 나눌 것은 나누면서 사는 것이 미움 받지 않는 노년의 첫째 비결이다.
둘째, 노쇠에 따르는 불편함과 고통을 당연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수용하라. 늙는 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 세월 탓이다.
노년에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안다. 일단 내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으며 주변에 짐이 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쇠약해지는 것, 주름이 생기는 것, 몸이 여기저기 아픈 것은 당연하다. 소설가 박완서는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고 했다.
문제는 나이 들어 쇠약해지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 젊은이 못지 않은 몸매, 젊은이 못지 않은 지력 등을 미디어에서 높이 평가하면서 너도나도 늙음을 부끄럽고 추한 것으로 여긴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활동하다 보니 옛날 생각하며 조기축구회에서 달렸다 인대를 다치고 등산하다 넘어져 골절이 되고 젊은이처럼 도전하다 사고가 난다.
나이를 잊고 산다는 것은 이중적인 의미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상전 노릇하지 않고 겸손하다는 좋은 뜻이 있는 반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젊은 척해서 꼴불견이란 뜻이 될 수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나이를 잊고 행동과 활동거지, 특히 건강관리에서는 나이를 기억해야 한다.
셋째, 말은 적게 하고 남의 말을 많이 들어라.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진다. 누가 무엇을 하는 것을 보면 “나도 해봤는데”란 생각에 도와준답시고 말을 하게 된다. 이게 잔소리가 된다.
경험치가 쌓이는 것이 시야는 넓혀주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선입견이 많아지는 단점도 있다. 내 경험에 갇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나는 이미 많이 배웠고 경험해봤다고 생각해서다.
내 경험으로 굳이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시도를 예단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하는지 묵묵히 지켜보고 조언을 구할 때까지 기다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말로 가르치려 하지 말고 스스로 배워 나가도록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젊은 세대를 존중하고 그들의 견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오래 살아 경험이 많은 사람의 생각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는다.
미래를 열 사람은 젊은이들이다. 그들이 반복되는 역사를 새로운 운율로, 다른 변주로 열어갈 때 틀렸다 지적할 것이 아니라 지켜보며 격려하고 필요할 때 사랑의 조언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타인의 잘못에는 관대하게 용서하고 자신의 실수에는 빨리 사과하라. 남의 옳고 그름을 따질수록 당신의 마음이 먼저 불편해지고 옹졸해진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 세상에 있을 날이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다. 점점 줄어드는 이 땅에서의 시간을 내가 옳은지 네가 옳은지 따지는데 쓰는 것은 너무 아깝다.
용서는 내게 잘못한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하는 것이다. 용서하지 못한 미움과 원망이 내 마음을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용서는 내 마음을 정결하게 씻어내는 행위다.
반대로 아무리 작은 실수라도 내 잘못은 즉시 사과하는 것이 좋다.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면 쉽게 끝날 일이 자존심 때문에 그 말을 못해서 큰 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 것 같더라도 내게 앙금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내가 손해를 보고라도 사과하는 것이 끝까지 그 사람과 반복하며 지내는 것보다 낫다.
이는 살아 생전 마음 편하게 지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사후관리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는 죽기 직전, 친구에게 빚진 닭을 대신 갚아 달라고 부탁한다. 이 세상에 빚진 것 갚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떠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물질의 빚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빚도 많이 쌓는다. 용서와 사과로 이 마음의 빚도 최대한 다 갚고 간다면 그 죽음은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다섯째, 평생의 반려자를 위해서는 언제나 최상의 가장 아름다운 고급품을 사라.
나이 들어 옆에 남는 사람은 평생을 동고동락해 온 배우자이다. 인생의 동반자인 배우자에게 최고의 것을 해주는 것이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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